Kid-A 비평 (딴지일보)
dare
2000-10-29 18:32조회 312추천 51
딴지 일보 에서 퍼왔습니다.
이젠 테크노 밴드 래됴헤드인가?...
사전정보 없이 씨디를 사서 3번 트랙까지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말이 튀어 나온다. '씨바, 시디 잘못 산거 아냐@f0! '덥이 잔뜩 걸린 보컬부터 심상찮은 1번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과, 기계적인 느낌을 주는 보컬의 이펙트가 신산하기 짝이 없는 [KID A]를 거쳐 거의 프리재즈를 연상시키는 수준인 3번 트랙 [THE NATIONAL ANTHEM]의 후렴구까지 듣다 보면 누구라도 음악 듣다 말고 플레이어 속의 씨디를 다시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것이다. 이제 사천만의 궁민애창팝송이 되어버린 [Creep]의 래됴헤드는 죽었다.
이넘들이 우짜다가 이렇게 되었나를 추리해 보자면 단서는 하나밖에 없다.
브라이언 이노를 만나서 유투가 변했고, 노엘 갤러거가 케미컬 브라더스를 만나고서 오아시스의 사운드도 변했다, (음, 오아시스가 테크노를 들고 나왔다는 얘기는 아니고, 걔들의 신작에서 느껴졌던 케미컬 비트의 냄새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고로, 래됴헤드가 요로코롬 변하게 된 원인에는 보컬인 톰 요크가 DJ 쒜도우의 UNKLE과 짝짝꿍했던 한때의 외도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적당히 오바해서 생각할 수밖에(기억하는 이 있는가? 드니 라방이 나와서 자동차가 센가 자기가 센가 맞짱을 뜨던 그 뮤직비됴..Rabbit in your headright). 이 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물은 (아무리 자기 애가 아니라고 주장하더라도) UNKLE의 냄새가 너무도 짙게 풍기는 [IDIOTEQUE(제목은 또 이게 뭐람?!)]과 [MORNING BELL]이다. DJ 쒜도우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힙합/브레이크 비트의 바탕 위에 UNKLE과 래됴헤드가 즐겨 쓰던 음원들이 공존공생하고 있다.
게다가 [IDIOTEQUE]에서는 언더월드식의 보컬까지 펼쳐 거의 '올해 최고의 테크노 트랙'의 영예를 부? ㈖巒?아쉬울 게 없는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이건 참으로 당혹스러우면서도 기분 좋은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앰비언트 테크노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는 [TREEFINGERS]에서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이번 앨범에서 이넘들이 신디사이저와 드럼머쉰만 옆에 끼고 산 것은 아니다. 말미의 스트링 섹션이 저릿하게 다가오는 발라드(?) 넘버
[HOW TO DISAPPEAR]와 자니 그린우드 특유의 기타 장난과 함께 앨범내 가장 대중적인 넘버로 손꼽힐 [OPTIMISTIC]같은 곡에서는 『O.K.Computer』이후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엿볼 수도 있고, 또한 반갑기까지 하다.
국내에서 만만찮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래됴헤드인만큼, 음악 좀 듣는다 하는 넘들은 개떼같이 가게로 몰려가 이 씨디를 살 것임에 틀림없다. 이 무던하게 실험적이고 전위적이며 아방가르드적인 트랙들의 숲 사이에서 길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지만 말고, 다음과 같이 감상해 보기를 권하고자 한다. 먼저 부클릿을 펼치고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추상화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음악을 들어보라. 그리고 잠들기 전 조명을 어둡게 하고 누운 채로 자유롭게 흘러가는 선율들 사이에 몸을 내맡겨 보라. 공중부양의 느낌과 함께,
[MOTION PICTURE SOUNDTRACK]의 아련한 후렴부는 래됴헤드를 절대 포기할 수 없게끔 만들어 줄 것이다. 끊임없이 자기를 혁신해 나가는 넘이 예술가라고 누가 말했던가?
카오루 (Meanjune@hitel.net)
출처 http://music.ddanzi.com/critic/critic.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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