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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카피캣 2000-12-30 03:37조회 95추천 1636
친한 녀석 하나는 뭔가 굉장히 어렵게 사는 것 같다.
글쎄...내가 함부로 '이런 녀석'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닌 것 같지만
내 눈에는......자기가 어리다는 사실이 싫은 것 같다.
아니, 싫다기 보다는
머릿속에 생각이 그득한데 그게 다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아, 횡설수설-그러니까 그는
자기가 어리기 때문에,
자기가 하는 생각들이 다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끔씩 나도, 그런 생각 해보곤 하지만
이렇게 항상-그런 생각들로 머리가 꽉 차서
혼자 울고 혼자 방구석에서 몇 시간이고 굴러다닐 정도는 아닌데...
모르겠다.
나랑 상관 없는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들, 엄청나게 많을 테지만...
그래서 그거, 별로 새삼스럽지 않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 난 그냥 신경 끄고 살 수 있는 거지만, 그래야 하는 거지만
이 녀석...나랑 너무 가깝다.
...얼마 안됐나? 이렇게 되어가는 거,
2년이다...이제 겨우.
재미없는 시험 여덟번 보면 끝나는 기간.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가까워져 버린 거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녀석이...
나랑 너무 다르기 때문에,
'친하다'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서로를 이해한다'가
나한테 너무 힘들어서...가끔 화가 난다.
서로 이해하기 포기하고, 편하게 농담따먹기나 하면 모르겠는데,
뭐랄까...그 짧은 시간 동안에,
너무 많이 얘기해서, 가볍지 않은 것들, 매일매일 그렇게 얘기하고 지내버려서
농담따먹기 하다가도 또 그런 쪽으로 흘러가고,
'이 녀석의 모든 것을 다 알아버리겠어!'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알고 싶어지는 거다.
근데 모르겠다.
나...아직 한참 어려서
아직은 상대방 얼굴만, 눈만 보고 상대방 기분이고 생각이고
다 알아낼 수 있을 만큼...절대 그렇게 크지 못했다.
그래서 난 말을 많이 하나보다.
...말이 무서운 거라고, 말은 의도를 30%쯤 변질시켜 전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이야 하지만...
다른 방법을 알 수 없으니까.
임시방편으로, 다른 방법..생각해낼 때까지만.
...근데 오늘 머릿속이 복잡해져 버린 건
이 녀석이...'말을 하지 않아서'인가보다.
며칠 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버렸던 내 제안이,
이녀석한테는 뭔가-굉장히 중요한 걸 건드려버린 것 같다.
내가 실수한 것 같다.
사과? 그런 거 할 수도 없다.
아무것도 모른 채 상처입힌 거...그런 것에 대해서는
우리 둘다...서로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
자기 과실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래도 미안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어떻게 하지.
그리고...그것보다 더 내가 싫은 건,
앞으로도 계속, '이해'같은 거...할 수 없을 것 같은 거.
...뭐...머리가 클 때까지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잖아.
어린애는 친구도 사귀면 안 되는 거야?
그럼, 이미 알아버렸으면 어떻게 하지?
나한테 너무 힘들어...

..........이곳 사람들에게 동화되어 가는 것 같다.
...아니, 이곳 사람들이라기보다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런 식으로 속에 있는 말,
아무렇게나 횡설수설하면서 털어놓는 거...
그리고 이런 거 다들 아무 생각 않고 보고, 넘어가 주는 게
나한테는 편해서 좋다...그래, 조금 편해진 것 같다.
...전화나 해볼까...괜히 감기 걸려서 골골대는 바보자식...

이 녀석은 그런 걸 싫어한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넘어가 주는' 그런 거...
그게 나랑 너무 달라서 더 힘들다.
난 내 고민 같은 거, 애써서 신경써 주는 게 더...
글쎄, '부담'?
그런 걸 느끼나보다. 그냥 '기다려봐. 그럼 나아질걸'정도로
한 마디 툭 던지는 정도가...나한테 제일 편하고, 좋다.
........넌 왜 안 그런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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