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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뮤직에 있는 암네시악에 관한 기사..

TELE 2001-06-30 14:41조회 178추천 1910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다섯 번째 앨범 [Amnesiac]은 이미 [Kid A]가 발매되던 시점부터 회자됐던 앨범. 애초의 약속대로라면 이미 3월에 EP로 발매됐어야 했다. 그러나 [Amnesiac]은 온전한 Full-length 앨범으로 6월 4일 찾아 왔다. 이들은 많은 곡들이 아까워, 특히 'Knives Out'가 그러하여 앨범으로 발매할 것을 결정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90년대 최고의 밴드이자 2000년대 최대의 문제적 밴드 라디오헤드. EP가 정규 앨범으로 분한 것뿐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여전히 [Amnesiac]에 흥분한다. [Amnesiac]은 단지 [Kid A]의 귀속돼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만의 독립성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Radioheaders, 여전한가?




먼저 발매 열흘을 넘긴 현상황부터 점검해 보자. 국내에서(튜브 뮤직 차트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힐난하지 말길) 라디오헤드의 새 앨범은 일단 성공적인 듯하다. 적어도 라디오헤드의 국내 고정 팬들에게 [Amnesiac]은 놓칠 수 없는 앨범이다. 국외 음반으로서는 발매 2주 동안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 앨범 판매고에 있어서는 지난 해 10월경 [Kid A]가 2주동안 이뤄낸 것과 별단 다를 것이 없다. 이는 라디오헤드의 고정 팬들은 여전함을 의미한다. 역시 영국 팬들도 우리와 다를 것 없다. 공식 영국 차트를 제공하는 'Dotmusic.com'에는 [Amnesiac]이 거뜬히 차트 정상으로 핫샷 데뷔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지난 해 [Kid A]는 빌보드 차트 정상으로 핫샷 데뷔했다. 그러나 올해 [Amnesiac]은 차트 2위 핫샷 데뷔로 만족해야 한다(온라인 6월 14일, 오프라인 매거진 2001년 6월 23일자). 스테인드(Staind)의 [Break The Cycle]이 2주째 정상을 지키고 있는 것. [Amnesiac]은 [Break The Cycle]의 약 24만5천 장에 밑돌지만 약 23만1천 장이 판매됨으로써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라디오헤드의 팬들로서는 1위 핫샷 데뷔의 영광을 빼앗긴 손실감에 라디오헤드의 위상이 다소 위축된 것이 아닐까 우려할지 모른다. 그러나 순위와 무관하게 여전히 라디오헤드는 고정적인 아메리칸 팬들을 지니고 있다. [Kid A]가 발매 첫 주 약 20만7천 장 판매된 것보다 웃도는 판매고를 기록한 것. 라디오헤드는 여전하다. 더불어 정통의 음악지 롤링 스톤(Rolling Stone) 6월 29일자에는 라디오헤드가 커버를 장식하게 된다. 12년이 넘는 밴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새 앨범에 대한 평이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는 라디오헤더(Radioheader)들의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Amnesiac]에 C+의 짠 점수를 줬다. 롤링 스톤 역시 입장은 마찬가지인 듯. 그들은 이 앨범에 별 세 개 반을 주었다. [Kid A]에 온전한 별 네 개를 준 것에 비하면 더욱 짜다고 할 수 있다. 하기사 그들은 라디오헤드의 마스터피스로 불리는 [OK Computer]를 포함해 별 네 개 이상을 줘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외국 음악 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을 보면 적잖은 글에서 'boring'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게 된다. [Kid A]에 이은 속편과 같은 앨범에 팬들 역시 지루해 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라디오헤드는 또 다른 모습을 원하는 팬들 앞에서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Amnesiac, 어디서부터 볼까?




물론 이 앨범은 라디오헤드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으로, 일련의 흐름상 데뷔작 [Pablo Honey]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맞을 것이다. 여기에는 8년이 지난 지금도 라디오헤드와 절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Creep'이 담겨 있다. 젊은 청춘의 송가를 잊을 수 있을까. 우리는 라디오헤드가 그 우울하고 장엄했던 송가로부터 벗어나, 그리고 완연한 기타 밴드로부터 벗어난 것에 아쉽고 놀라면서 또 다시 'Creep'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그러나 'Creep'을 향한 진한 향수는 이미 [Kid A]에서 숱하게 얘기되지 않았던가. 이제 라디오헤드는 더 이상 'Creep'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최근 톰 요크(Thom Yorke)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더 이상 록 밴드로 존재하게 될지는 잘 모른다. 다만 다른 밴드와의 경쟁이 가끔은 부정적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Pablo Honey] 시절, 라디오헤드는 그저 그런 또 다른 브릿팝 밴드로 치부 돼도 상관없는 기타 밴드였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우리가 'Creep'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분명 남다른 패배자의 노래였고 우리는 그것을 사랑했다. 톰 요크 역시 "나는 아직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 그리고 노래하는 것을 사랑한다. 내가 우리의 지난 모든 결과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라디오헤드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리는 만무하다.

[Kid A]가 발매된 이후 'Salon.com'의 평론가 앤드류 구드윈(Adrew Goodwin)은 "걱정할 것 없다. 라디오헤드는 그런지 사운드로, 매력으로 가득찬 록의 어법으로 다시 한번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이다. 또한 거기에는 마이크 앞에서 뽐내며 기타를 후려치는 '애닯은' 톰이 있을 것이고 그는 록의 구제자로서, 그 역할에 대한 고뇌에 열중하게 될 것이다"라고 향수에 젖은 라디오헤더들을 안심 시켰다. 이미 [Kid A]가 발매될 시점에 [Amnesiac]에 관한 이야기가 떠돌았으니 앤드류 구드윈이 의미하는 앨범 역시 여섯 번째 앨범일 것이다. 실제 최근 베이시스트 콜린 그린우드(Collin Greenwood) 역시 몇 달 전 'Wall Of Sound(현재 폐쇄된 상태)'와의 인터뷰에서 여섯 번째 앨범은 "기타 앨범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얘기해 봤다"며, [Kid A]와 [Amnesiac]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보다 노래에 중심을 둔 음악이 여섯 번째 앨범을 장식하게 될 것이라 넌지시 비추기도. 그러나 그의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확실한 것은 대부분의 우리는 라디오헤드에게 [Kid A]가 아닌 제 2의 [OK Computer]를 원했다는 것. [Kid A]가 일렉트로닉 성향의 앨범이 될 것이라 할 때도 아무도 그것이 지금의 [Kid A]와 같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다른 멤버들조차도 톰 요크와 프로듀서 니겔 갓리치(Nigel Godrich)를 내버려 둔 것 같은 인상을 풍길 정도다. 그래서 우리는 [Amnesic]에게 다시 한번 [OK Computer]를 기대하게 됐는지 모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우리는 또 다시 헛다리를 짚었고 그 덕에 뒤통수 한대 크게 얻어맞는 격이 됐다.


모방인가? 모방을 낳은 것인가?




트래비스(Travis), 뮤즈(Muse), 콜드플레이(Coldplay)에 이르는 밴드들을 '포스트-라디오헤드'라 이름 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자. 분명 라디오헤드는 수많은 추종자들을 낳았고 그들은 제 2의 라디오헤드가 되길 원한다. 그리고 그들 역시 [OK Computer]와 같은 변혁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그것을 가장 안정적으로, 즉 평론가와 대중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극히 일부다. 그렇기에 U2의 보노(Bono)를 비롯해 R.E.M.의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 심지어 콘(Korn)의 조나단 데이비스(Jonathan Davis)까지 이 앨범에 대해 입이 닳도록 칭찬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Kid A]는 어떠한가. [Kid A]에 대한 평론가들, 그리고 팬들의 반응은 지나칠 정도로 명확히 양분됐다. 혹자는 '비틀스(The Beatles) 이후 가장 모던한 아트 무브먼트의 창출'이라며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에 비유했지만, 혹자는 '상상력을 자극할 뿐 실제 특별한 상상력을 지니지는 못한 앨범'이라 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미 독일의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를 들먹이며 [Kid A] 역시 하나의 모방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 폄하하기도 했다. 그만큼 가장 기대했던 2000년대의 앨범 [Kid A]는 그것을 사이에 두고 평론가들이나 팬들이 X와 O 중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지 한참동안 갈피를 못 잡게 했다. 아마도 둘 중 한 지역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포스트-Kid A'가 출현한 이후? 그러나 분명한 것은 [Kid A]가 록과 일렉트로닉을 단지 기술적인 번뜩임만이 아닌 따스한 포용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Kid A]가 대단한 도약적을 이뤄낸 혁신적인 앨범은 아니더라도 그것이 기타 밴드 라디오헤드로부터 진행됐다는 것은 충분히 '낯설게 하기'에 주효했다.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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