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가 얼터너티브이다, 혹은 프로그레시브 록이다라는 정의를 내리고 싶지 않군요, 저는.
경험담이지만 현존하면서 앞으로도 앨범을 낼 미래지향적인 어떤 밴드들에 대해 섣불리 이거다 혹은 저거다 하고 나름대로의 잣대로 쟀다가 낭패를 겪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블러가 그랬고 스매슁 펌킨스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과연 '자기전복'이라고 불리울 수 있을만한 정도의 그 변혁에 대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던게 사실이구요.
두 가지 종류의 밴드가 있다고 흑백논리적으로 생각합니다. 몇가지로 추려내어지는 밴드의 음악적 특성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밴드(ex. Pearl Jam, Oasis, AC/DC , My Bloody Valentine..)와 계속적으로 사운드의 변화를 모색하며 새로운 길을 다져나가는 밴드.. 물론 펄 잼이나 오아시스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이것도 고정적인 일별은 될 수가 없겠네요.
하고싶은 말은요, 라디오헤드가 어떤 밴드이냐라고 정의할 수 있으려면 그들이 해체하고 나서나(끔찍하지만) 가능할거 같다는 말입니다. Airbag싱글을 들으면서 제가 느낀 그들의 또다른 음악적 특성은 놀랍게도 엠비언트 테크노 혹은 슈게이징 사운드의 발견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라디오헤드化된 테크노이자 슈게이저 록이란건 말할 필요도 없구요.
프로그레시브 록적인 사운드의 깊이나 컨셉적인 가사와 앨범의 주제상의 일관성등을 가지고 라디오헤드를 프로그록 밴드라고 부르는 데에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때 스매슁 펌킨스의 3집을 가지고 얼터너티브의 아트록 밴드라고 했던 기억도 새삼스럽군요. 그러나 지금은 뭐라고 불러야 겠습니까, 테크노 밴드로 변신한 스매슁 펌킨스?
물론, 한 앨범에 대한 정확한(?) 음악적 평가및 정의내리기를 위해서 어떤 쟝르명의 언급이나 비교가 정말 불가피하다는 것에도 전 절대 동감입니다.(사실 굉장히 편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것이 고정적인 것은 아니지요. 다만 하나의 요소는 충분히 될 수 있겠지요.
펑크의 또다른 가지로서 뻗어나와 발전했다는 얼터너티브의 범주에 아직까지 어느 정도 발을 담그고 있는 라디오헤드에게 프로그레시브라는 명칭은 칭찬과 동시에 모욕의 뜻도 있지 않나 싶어서 두서없이 말을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크리스마스 이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