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다.
달리다 멈추면 패배자가 되는 것이다.
누가 뭐라 하지는 않지만, 나 자신에게 지는 거니까.
그래서 쉬지 않고 달린다.
"심장이 터질 때 까지 달려!"
그래, 아무리 죽어라 달려도 심장은 터지지 않는다고 그가 말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뛰다간 정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다.
난 힘들면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노래를 부를 어떤 힘도 남아있지 않다.
내가 지금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야 한다.
두 다리를 집어들어 은하계 저편으로 유배보내고,
머리 속에선 '이번 대선이 어떻게 될까?' '연애사진에서 료코는 또 얼마나 예쁠까?' '아스날은 이번 4연전을 잘 넘겨 트레블을 이룰 수 있을까?' '라디오헤드의 새 EP는 어떤 느낌일까?' 느낌! '그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제 벗꽃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 세상에! 내가 처음 들어갔던 그 대형서점은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나와버렸었다. 그리고는 몇 미터 떨어진 작은 서점에 들어가 내가 원하던 그 책을 찾아보았는데 그 책은 없었다. 역시 희귀한 책은 대형서점에 가서 구해야 하나? 다시 그 대형서점에 들어가서 책을 검색해 보았더니, 재고량 0. 그런데 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어짜피 베스트셀러를 살 것이라면 저기 작은 서점에서도 당신들이 찾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을텐데.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할, 게임 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