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헐렁했던 옷이 지금은 꽉 껴서 단추가 터지려 한다.
그래도 디자인이라던가, 색깔이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 입고 다니긴 하는데.
역시나, 옷맵시가 나지 않는다.
자꾸 보게 되는 거울엔
사겹이 접힌 뚱돼지가 요란하게 거릴 활보하고 있을뿐이다.
그러자 갑자기 후회막심이다.
옛날에 아무렇지도 않게 식탐을 부렸던 일들이
만화구름상자처럼 둥둥 떠오른다.
그렇게 지난날엔 몰랐던 일들이 지금 와선 굉장히 난감해질때가 있다.
반대로 지난날엔 절실했던 일들이 지금 와선 아무렇지도 않을때도 있고.
지금 이 순간에 하지 않으면,
다음엔 절대 못 할지도 모르는 것들.
이 순간엔 못해도 앞으로 반드시 하게 될 것들.
그렇게 생각하니 지난날들의 추억들이 평온하다.
몇 년 후의 내 모습이 비참할게 뻔하다고,
머리로는 가고싶지만 마음에선 멈추라 말한다고,
자기자신을 그렇게 믿고 있다면 할 수 없겠지.
이미 비관적인 정리가 모두 끝난 상태니까.
그렇다고 현재의 자신을 포기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 하지 않으면 나중에 할 수 없는 일들은 어떻게 해?
"재미있는 지옥 한복판에 서 있는 기분이 어때?"
꽉 낀 옷 사이의 호흡곤란처럼, 세상은 숨막히다.
그래서 우린 더욱더 숨을 쉬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살고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