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그때 글을 쓰던 정황을 제가 얘길 해도될까요? 그날 현실님이 저의 집에 놀러오셨답니다. 함께 이곳에 뜬 글들을 보다가 애씨드 님의 글을 보게 되었죠.
그 글도 보고 한 김에 현실님과 '교권의 권력 남용내지는 고정관념의 일반화'를 주제로 얘길 나눴답니다. 그래서 애씨드님의 머리모양에 대해 그 선생님이란 분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자신의 얄팍한 관념의 잣대로 이리저리 떠든거에 대해 웃기도 했지요. 애씨드님뿐만 아니라 전에 바퀴님의 얘기도 연관지어 얘기했지요.
제 대답은 약간의 장난기와 함께 좀 자조적으로 쓴 역설의 대답이었습니만... 장난기에 더 기울었네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좀 살기 피곤한 그런 세상에 우린 있다는 식의.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타일의 생각자체를 그냥 옮겨봤던겁니다.
덕분에 애씨드님의 좋은 글을 읽게 되어 후회스럽지는 않습니다만 당연하게도 오해를 할 수 밖에 없게 만든건 좀 죄송하네요.
참고로 저는 특이한 사고방식을 갖고있거나 그 사고방식대로 살고있는 사람이 전혀 아닌데도 제 외양 스타일이 동년배들과 비슷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잘하게 혹사(?)당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머리가 상당히 짧거든요. 나이든 여자로서 이렇게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는게 주변사람에겐 이상하게 받아들여지나봅니다. 옷도 격식에 맞춰 챙겨입는 스타일도 아니구요. '영계처럼 보이고 싶어 발악을 해라'라느니 '뭔가 착각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식의 얘기들을 참 많이 듣지요. 이제는 그냥 웃어넘기고 말지만 실제로 이런 아무렇지도 않은 얘기들이 폭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는 않습니다.
개성 제일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너무 튀면' 그것을 곧 일탈로 간주하는게 고정관념자들의 생각 스타일이지요. 너무 튄다니... 알고 보면 너무 튀지도 않는데 그들의 기준은 혹독하리만큼 규격화되어 있지요. 애씨드 님의 머리스타일을 보고 그정도의 반응을 보인 것처럼요. 뭐, 규격화되어 있어야 통제도 수월할테니까요.
음악을 예로 들자면 펑크록이나, 뭐 펑크까지 갈 것도 없고 우리의 라디오헤드 가사를 읽어봐도 그런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잖아요. 개별자의 소외와 절망...
저는 허무주의적인 음악들이 불건강한 정서만을 주기때문에 해악하다는 소리역시 '공식지정 건강음악(?)'으로 선도하려는 규격화된 관념의 폭력이란 생각을 합니다. 결국 그 소리는 '머리 스타일이 특이하면 정신적으로 건전치 못한 사람이다'란 소리와 일치하니까요.
근데 그런 사람들은 왠만한 계기가 없고서는 그 생각을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행한건 그런 사람들이 다수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두요. 그리고 그 통제력에 대해 개인이 반항해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실효성은 사실 아주 미약하지요.
'소수의 의견이 옳으니 대들어라,어서'라는 식의 선동도 그 소수의 생각들이 뭉쳐 집단의 힘으로 크기 전까지는 너무나 무책임한 말같아서 싫구요.
너무 얘기가 깊이 들어가네요. 어쨌든 저의 결백을 믿어 주십시오.
그런 일들에 부딪칠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흔들림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작업도 필요한거 같습니다.애씨드님은.
그리고 '감히' 반박을 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은 무슨 뜻인지? '말같지 않은 말을 해대도 연장자에겐 반박따위는 하면 안된다'는 폭력적 고정관념이 애씨드 님의 발언권을 억누르고 있다면, 아니 거까지 갈 것도 없고 혹 그동안의 제 포스팅이 어떤 절대성을 가지고 있어왔다면 (저 아는 사람이 이거 알면 다 기절할겁니다. 웃다가...흑흑) 전 짐보따리 싸들고 갈께요. 흑흑. 말씀만 하세요.
즐거웠습니다. 애씨드님.
루저.
acid+ wrote:
>루저님의 글을 읽고 저 혼자 열심히 생각을 해 보았지만...
>
>저는 제가 지금까지 가져온 생각(겉모습과 가치관은 100% 비례하지 않는다)을 버릴수가 없군요.
>
>물론 그 사람의 스타일에 어느정도 의도나 가치관이 투영되기도 하지만...
>그리고 그 확실한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지만...
>
>우리가 사람을 볼때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을 잘 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만약에 두발상태나 복장 같은 외면적인 것들과 가치관이 비례한다면 우리는 그런 말을 할수 없지 않을까요?
>
>특히 두부틀(?) 같은 학교에서는 두부처럼 반듯하고 유순한 학생을 만들고,또 가려내기 위해 외면적인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은 이미 압니다만..
>교칙에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자기 개성껏 하고 다니는 것은 나쁜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두발상태를 포함한 모든 외형적 조건이 불량(?)하다고,불량해진다고, 그 사람이 점점 인격을 잃어가고 불량한 사람이 된다고 볼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치관과는 좀 다른 어떤것,이를테면 개성쯤 되는것이 외면의 상태를 좌지우지 하는것이 아닐런지...
>
>물론 수많은 예술가들의 헤어 스타일에는 많은 의미,그들이 추구하는 본질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
>제가 언급했던 그 문제는 그런 의미와 조금 다른것 같아요.
>학교나 회사같은 관료사회,직위와 역할이 중요한 구실을 하는 그런곳 얘기죠.
>흔히 학교에서 '논다'는 아이들의 겉모습은, 그들의 내면과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지금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꼭 그런것도 아니란걸 금새 알게되지요.
>'범생이날라리'같은 말이 그런걸 대변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말도,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모습에서 벗어났기에 태어난 이기적인 단어지만....)
>
>제 머리모양이 변했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가 무슨 마음을 먹고 저항이나 의지의 표명으로 머리를 바꿨다면 또 모르지만..
>예외가 있다면 그건 더이상 법칙이 아니니까, 두발상태와 가치관이 비례한다고는 볼수 없겠죠..
>
>가장 가까운 '예외'는 접니다.
>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강요에 의해, 교칙을 지키려고, 그러면서도 좀 예쁘게 하려고 두나처럼 머리를 자른것 뿐입니다.정말 그뿐...
>
>그동안 선생님들에게 쌓인 불만을 토로하려는 의지는 추호도 없고...
>더군다나 제 가치관(반항적인 것)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
>그 둘이 비례한다면 (선생님들의 관점으로)지금쯤 제 가치관이 지저분하게 바뀌거나, 아님 제 머리가 차분하게 바뀌었겠죠.(참고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유나 아름다움 같은 긍정적인(?)것입니다..히~)
>가치관이 반영된 행동이라면, 반영된 가치는 '지저분함'이 아닌 '배두나같은 아름다움(?)'이겠죠.
>두 가치중에 어떤것을 집어 내느냐는 보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지만..
>
>제 머리가 변했다고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너 방학동안 많이 변했어.'라고 하면 섭섭하고 안타까운 것이겠지요...(?!)
>
>루저님, 감히 대들어서(?) 죄송합니다만....
>그래도 제가 간직해온 생각이 옳다는 신념(?)에서 나온 행동이니까 어이없으셔도(???) 그냥 피시시 웃어 주셨음 합니다....
>
>연역추리의 3단논법을 응용한다면...(물론 해석은 선생님들 식으로 한것입니다.)
>
>*두발상태와 가치관은 비례한다.
>*acid+가 머리를 거지처럼 잘랐다.(그러나 두나처럼 하고싶어서..)
>*acid+의 가치관은 거지의 자유로움(?!)아님 반항(?!)
>
>이렇게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오고 마니깐...
>가치관이 (어떤 면에서는) 비레하기는 하지만,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영된 가치도 의미를 되새겨 생각해볼 필요가 있구요...
>마지막으로 제가 하고싶은 말은...
>학교에서 제 머리가 걸릴 이유는 없다는 것(단순하죠??).
>
>루저님께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조금이라도 혹시 기분이 나쁘셨다면...
>다음 글부터라도 잔잔한 반론(?)을 제기할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