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밤
캐서린2004-06-02 13:51조회 353추천 7
"나 그냥 기다려야지. 기다려도 되지?"
"나도 잘 모르겠어."
차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30분 동안 달콤한 잠을 잤다.
신호등에 점멸하는 노란 불빛이 눈꺼풀에 와닿는 기분이 좋았다.
나는 한손으로 그녀의 두 눈을 감싸고, 다른 한손으론 그녀의 왼손을 꼭 쥐고 있었다.
심장소리가 내 가슴을 타고 전해져온다. 그러면 나는 그녀의 손을 어루만진다.
전율. 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는 몸을 부르르 떤다.
지금 이 순간, 공기, 냄새, 촉감을 고스란히 병에 담아 간직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난 연신 모른다는 소리만 했다. 미안하다고도 했다.
그럴때마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손으로 내 무릎을 때렸다.
그래서 난 가만히 있었다.
시선을 하늘에 가져가니, 나와 하늘의 중간 경계쯤에서 공간이 희미하게 일그러진다.
아무런 이유없이, 세상이 멸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나와 그녀만 조용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곳, 바람도 없고 소리도 없고,
모든 것이 '무'인 공간에서 지금처럼 잠만이라도 잘 수 있었으면 하고 상상해본다.
"안녕."
"그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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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D2004-06-02 14:31
음- 그 부르르르르- 는 저도 알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