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없는 일요일
캐서린2004-07-04 14:37조회 334추천 8
티비를 보고
밥을 먹고
목욕을 하고,
특별히 할 일 없이 물흐르듯 시간을 보냈다.
가끔은 이런 생활도 필요해,
하고 나를 방심시켜보지만,
곰곰하게 몇 분을 추가로 생각해보면
공기중의 누군가가 내 어깨를 치면서 '땡' 하고 소리친다.
그럼 난 잠시 오싹. 그러고 나서 다시 '얼음!'
그냥 살게 냅둬.
그래도 '너무 심심한 하루를 보내서야 쓰겠냐'라는 마음가짐으로,
아버지 담배를 슬쩍해서, 오랜만에 다시 한번 흡연을 해봤다.
역시, 5,6년이 지난 후의 담배는 예전의 담배가 아니다.
초심자로 둔갑해 연기가 아닌 콜록콜록을 연발.
손사래치며 베란다에 자욱하게 남아있는 담배자국을 지워냈다.
그냥 살게 냅두지마.
책장에 꽂힌 책들을 손가락으로 꼬집으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기분,
변태로 오해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누구한테 마구 괴롭힘 당하고 싶은 마음.
이 뇌의 주름사이에서 마구 꿈틀거린다.
으히히히히히히히ㅡ
어질거리는 좌반구를 담배 꽂은 손으로 붙들고 미친사람처럼 웃어댔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냄새가 없는,
온도가 없는
빗방울을 두 뺨으로 받으면서,
'이건 비가 아니야.'
하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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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필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