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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캐서린2004-07-26 13:16조회 387추천 3

구십오년엔가, 어린마음에 '도플갱어'란 영활 보고 충격먹었었다.
기요시의 도플갱어말고, 똑같은 제목의 영화가 하나 더 있다.
드류베리모어가 나오고, 다른 애들은 생각 안난다. 이름을 까먹었다.

어쨌든 영화가,
드류베리모어는 어딘가의 딸로 나오는데, 그저 착해서 애들이 막 칭찬해준다.
헌데, 근래에 일어난 살인사건에 드류를 봤다는 소문이 막 나돌면서
그녀는 용의자로 지목되고, 형사들하고 막 티격태격하게 된다, 는게,
영화 전반의 내용이다. 맞나? 잘 모르겠다, 이건 중요한게 아니니까.

내가 충격받은 씬은 영화막바지, 결말부분이었다.
드류가 쇼파에 요염하게 누워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처럼 진동과벨소리를 같이 내기 시작한다.
그러고나서 그녀의 몸 전체가 핏덩어리로 변한다.
감독은 그런 장면을 친절하게도 기일게 보여준다.
관객의 지루함을 덜기위해 숏도 바꿔가면서말이다.

결말이 그거였나?
드류 안에 또다른 드류,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드류 안에 두개의 드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핏덩이의 그녀는 아메바처럼 이분법을 이용해 둘로 나눠진다.
하나는 악녀드류, 하나는 천사
드류.

-Very More.

당시엔 꽤나 어렸던 나에겐 크나큰 충격이었다.
링의 비디오를 감상하는 것처럼 토가 나올것 같은데 막상 나오진 않고,
손에서 끈적끈적한 느낌이 나는게, 꼭 드류의 핏덩이를 만진 기분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더 많이' 를 외쳤었다. 더 보고싶어. 더더더더.

왜 그랬지?

변태라서?
살짝 찔리긴 하지만 그건 아니었던것 같다.
드류가 양분되는 장면을 보고싶었던 건 아니었다.
그냥 '그 자체'가 신기했다.
한 사람 안에 선과 악이 있다는 굉장히 더티하게 단순한 발상이 나를 자극하면서,
내 안에도 또 다른 내가 있진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 씬 보면서 내 머리를 툭툭쳤다.

'너, 허튼 생각 하지마.'

딴엔 이랬을것이다, 하는 멋진 생각을 방금 해봤지만 그런건 아니고,
그냥 그때 머리가 아팠다. 내겐 잊혀지지 않는 충격적인 기억이라니까.

가끔은, 요즘 가끔은 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아무튼 가끔은, 도플갱어를 만나보고싶다.
에이 설마, 도플갱어가 진짜로 있을라구. 그래 없겠지.
하지만 어딘가, 엄청나게 먼곳에서,
내가 서 있는 지구의 반대편에서,
아니면 우주 어딘가에서,
땅 속에서,
하늘 위에서,
소설속에서,
영화 속에서,

나와 닮은 아이가 살고 있는게 아닐까.
지금 나처럼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고, 왼손으로 코를 훔치는,
이름이 '린서캐'이고, 영화감상과 글쓰기와 별을 싫어하는 21살의 청년이ㅡ

제일 먼곳,


결국엔 내 마음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나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래서 '너 정말로 진짜 제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야?' 하고 묻고 싶어.
요즘 너무 혼란스럽다. 얼른 종지부를 찍어야지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6

Meditation2004-07-26 14:05
자신의 도플갱어를 세번 보게 되면 죽는다는게
도플갱어의 설정이에요.
히로스에료코2004-07-26 14:10
도플갱어 할때마다 리니지가 생각난다는,,
D2004-07-26 14:44
정말 도플갱어가 있을까요-
Scott2004-07-26 15:03
맞아요.. 그영화 어린맘에 무섭게봣었어요 +_+
나무2004-07-26 15:56
나도 도플갱어 만나보고 싶어요 -
나이트초퍼2004-07-26 17:22
자기 안의 이중성.. 그게 인생을 결정짓는 것 같아요.

걷지 않은 길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