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변화한 이야기.
★★★★☆2005-03-15 14:34조회 389추천 5
잠시 스치기만 했을 뿐인데,
그녀에게선 술과 담배냄새가 났다.
너무 과다하게 위로 난 치마 옆트임 사이로는
그녀의 허벅지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술을 얼마나 마신건지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그녀는
비틀비틀 내 옆을 지나 다시 술집으로 들어가버렸다.
과외 학생네 집에서 우리 집으로 오는 길에는
좀 어두침침한 골목이 있다.
그리고 그 골목길 주위로 다닥다닥 술집이 붙어있는데,
그것이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퇴폐영업소ㅡ여자들의 몸을 파는ㅡ라는 것을 안건 내가 고등학생일때였다.
반듯하게 놓인 보도블럭과 높이 솟은 가로수가
있는 동네란걸 확연히 보여주는 목동과는
단지 도보로 5분 정도밖에 안되는 거리에,
TV에서나 봐오던 그런식의 퇴폐 영업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내게 크나큰 충격이었다.
그것을 "저런 사람들 더러워, 기분나쁘다." 로 표현했던건
어쩌면 당시 어렸던 나로서는 당연할런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학원의 국어센세는
"사람의 생계가 달린 일인데 돈 한푼 벌어먹지도 못하는 니가
그런식으로 얘기하면 당사자들은 아마 니 따귀라도 때리고 싶을거다."
라고 말했지만 말이지. . .
몇년 채 안되는 시간인데
어느새 난 많이 자라기도 했고,
한푼이지만 돈이라는걸 벌어보기도 하는 입장이 되어있다.
그동안 많이 변해버린 내게,
오늘 마주친 그녀는
더이상 혐오스럽지도, 그렇다고 동정스럽지도 않다.
그저 우린 그냥 같은곳을 살고 있구나 하는 유대감 정도밖에...?
목동과 이 음침한 골목길 사이의 괴리감이
어느새 내게는 하나의 공리처럼 느껴진다.
삶의 밑바닥이란 멀리 있는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거라는
그 누구도 말하지 않으며 쉬쉬 하지만
어느새 깨달아버리며 어른이 되어버리는 그런 공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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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wud2005-03-17 05:57
주인공 이름이 공리였구나.. 대반전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