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캐서린2006-01-29 12:32조회 362추천 8
얘들 목소리 들리오. 먼데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으소.
라고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관을 붙잡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다리를 떨었다.
403호 병실, 해가 높은 낮에도 창가에 햇빛이 반밖에 들지 않는 5평 남짓한 방에서
할아버지는 다리를 떨었다. 아직 신경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니 걱정말라고
의사가 차트를 가슴으로 부둥켜 안으면서 말했다. 내 눈동자는 할아버지 눈동자에 가 있었다.
화장터 입구는 가마로 가려는 장례버스들로 북적였다.
부드럽지 않은 인공적인 버스 행렬들이 할아버지의 다리관절을 생각나게 할만큼
부자연스러웠다. 나는 영정사진의 아랫틀을 두어번 쓰다듬었다. 커다란 햇빛이
할아버지 얼굴 끝에서 퉁겨져 나가고 있었다.
할머니는 울지 않았다. 할머니에겐 할아버지가 산 사람이었고, 자신은 죽은 사람이었다.
기다리라고만 했다. 나도 살아서 갈테니. 기다리시오. 했다. 관이 가마 안으로 들어갔다.
빨간불이 빛나는 버튼을 직원이 눌렀다. 그러자 불꽃이 일어나 울기 시작했다.
불꽃은 확확거리며 울었고, 가족들은 흑흑 울었다. 대조적인 소리였다.
확확은 하늘로 쳐올랐고 흑흑은 둘둘 말려있는 카펫을 바닥에 펼치듯 낮게 앞으로 깔렸다.
나는 울고 싶어서 눈을 때렸다. 눈이 얼얼했지만 끝내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그리워졌다. 살아계실 땐 그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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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이랑2006-01-30 13:28
저는 아직도 할아버지가 그리워요.
결코 슬프진 않을꺼 같아요..
우리 가족을 내팽겨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