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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드 히미코 (mezon de himiko)

캐서린2006-01-29 12:12조회 91


이누도 잇신은 비주류가 사는 일상의 단면에서
주류'따위'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커다란 가치를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감독이다.

전작인 '시니바나'에서는 생을 마감하려는 노인들을
은행털이범으로 분하게 해 열정을 되찾게 해주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는 장애인인 조제에게
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랑을 안겨준다.

이렇게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선택해,
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들을 부여함으로써
그 속에서 얻어지는 귀중한 존재와 메시지를 주류에게'마저' 깨닫게 해준다.

메종 드 히미코는 그런 이누도 잇신의 연출력이 정점에 달한 영화이다.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빚더미에 떠안게 된 사오리는
자그마한 페인트회사의 말단사원으로 일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그녀에게 아버지의 연인인 하루히코가 찾아온다.
많은 돈을 줄테니 죽을병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간호해달라는 하루히코.
게이인데다가 어머니를 버리고 달아난 아버지를 증오하던 사오리는
처음엔 거절하지만 결국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 게이 양로원으로 발을 옮긴다.


(맨 왼쪽이 아버지다)

게이와의 사랑이라하면,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억지로라도 짜낸 상상들은,
우리나라 드라마나 트렌디영화처럼 극적인 반전이 포함된 무언가일뿐이다.
메종 드 히미코는 그런 나의 대가리를 매번 해머로 부셔낸다.

이누도 잇신은 게이라고 하는 부류에 대해
칭찬 같은 미화도, 어두운 그늘도 드리우지 않는다.
단지 '게이'를 '게이'라고, 가감없이 그려낸다.
드레스 입기를 좋아하고, 항상 눈화장을 해야하며,
만화의 어느 장면을 따라하기 좋아하는 게이 노인들의 모습이
  
마치 진짜 게이를 보듯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든 사오리를 통해
혐오로 얼룩져 있던 의식들이 순화되는 과정을 그린다.

천천히, 천천히

사오리는 그들과 친구가 된다.

사랑의 의미는 분명 섹스가 아니다.
사랑이 자동차라고 하면 섹스는 부수적인 물건,
부동액이나 윤활유, 주유소에서 끼워주는 티슈에 불과하다.
남자와 여자가 모여야 사랑이 되는 것은 아니고,
지구상에 남자들만 있었다면 남자들끼리
어떻게든 사랑했을 것이 분명할 것이므로,

사랑은 성을 매개로 이어지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임을,
그래서 섹스보다 본능적이지 않고
섹스보다 빠르지 않은 것임을,

게이양로원을 주인공으로 이누도잇신은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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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이랑2006-01-31 07:22
으. 이 영화 너무 보고 싶어요. 서울에 올라가면 꼭 봐야짓!
드로고2006-02-08 09:38
보고싶네요. 정말. 서울가면 봐야겠어요. 아 그런데 정말 마이너 쿼터제는 안하나요.
hyisland2006-03-07 03:41
01학번 형들이랑 손잡고 가서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되서 다음에 비디오방에 손잡고 들어가서 보기로 했습니다
리드2007-03-20 00:01
전 아직도 이 영화 이해 못 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