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기억력이라는 것은 좋은 편인듯 하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얘기되는 기억들을 대부분 떠올리며, 다른 친구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생각해내곤 한다. 이런 기억들의 대부분은 어떤 이미지로부터 가지를 타고내려 머릿속에 자리잡는다.
하지만 어떤 명확한 이미지 없이 기억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것들이거나(오늘 몇시에 병원을 가야한다. 밥먹고 30분 있다가 약먹어야지. 등등) 아니면 어떤 계기로 각성을 하고 단시간 뒤에 하기로 잠정적인 계획들을 짜놓은 것들이다. 나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며, 수 시간이 지나 그 행동의 필요성이 닥쳤을 때, 더 길게는 며칠 지나서 딴짓을 하다가 갑자기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에도 외부의 것들로부터 생각의 씨앗을 옮겨 심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 하면, 요새는 '기억력이 좋고 나쁘다'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다 습관같다. 단련이고. 나는 태생적으로 어떤 이미지가 남아있지 않은 사건, 정보는 다 갖다버리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따지고보면 내가 지금 삽질을 계속 해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년 1학기 때 심리학 과제로 심리테스트를 받아야 했던 일이 있는데, 나는 나의 성격으로 '실천박약'을 적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이 기억도 이 글을 쓰면서 찾아낸 것이다.) '의지박약'과 뭐가 다른지 이성으로는 잘 구별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다가오는 크기는 상당하다. 그것은 성격의 나태함과도 관련이 있고, 더 나아가 나쁜 성격의 극복가능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의지박약'으로 단정짓는 건 너무하다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내가 살아가면서 글감이나 악상, 여러가지 인상들은 계속 잡아내고 있으면서, 그것들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집에 돌아오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다 했다. 자자' 하는 것은 순전히 게으름의 문제이다. 제기랄. 그 게으름도 '이미지'에 굉장히 집착하는 나의 습성 때문이고.
안되겠다. 수첩이라도 하나 갖고 다녀야한다. 클 필요는 없고, 손바닥만 하면 딱 적당하겠다. 펜도 너무 긴거 필요없고, 최대한 휴대하기 편해야한다. 그런거 하나 사겠다.
이 글을 쓰면서도 원래 쓰려고 했던 내용들은 거의 대부분 잊어버렸다. 난 항상 이런 식이다. 글 한 편 쓰기 전에도 미리 수첩에 끄적거리는 습관까지 들여야 하나보다.
기록의 필요성
elec2006-01-30 09:39조회 460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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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elec2006-01-30 13:31
아; 그런 문제가 발생하겠군요... :'(
Radiohead2006-01-31 03:53
수첩을 가지고 다녀도 기록하는 걸 까먹곤 할꺼에요,
그러니까 수첩은 그냥 가방에 들어 있기는 할꺼에요.
그러니까 수첩은 그냥 가방에 들어 있기는 할꺼에요.
wud2006-01-31 04:02
한참 읽다가 '어? 아채가 웬일로 좀 길게 썼네' 하고 이름을 보니 튀김군이었다.
리모델링 그저 그렇게 한 이대앞 오리지날 야채튀김을 간장 없이 느리끼리하게 먹다가 뒤늦게 어으 간장 마신 기분이다.
리모델링 그저 그렇게 한 이대앞 오리지날 야채튀김을 간장 없이 느리끼리하게 먹다가 뒤늦게 어으 간장 마신 기분이다.
철천야차2006-01-31 09:52
그래서 나는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기록을 하지. 호호호
일렉 오랜만~ ^^
일렉 오랜만~ ^^
zolamusic2006-01-31 11:30
일렉 오랜만~;;
elec2006-01-31 14:37
wud/ 바카디 빼돌려서 함께 질펀히 판벌리자고 하신 말씀 아직 잊지 않고 있어요^^ 근데 튀김군이라는 호칭은 참 오래가는군요 껄껄 :)
야차/ 성진이 형도 오프라인에서 뵈었으니 이제 형만 만나면 얼쑤. 근데 형은 전국구라서 지금 어디 계신지 좀 알딸딸해요. 연락 한번 주세요 :)
zola/ 어이쿠 이거 반갑습니다. 근데.. 절 아시나요?
야차/ 성진이 형도 오프라인에서 뵈었으니 이제 형만 만나면 얼쑤. 근데 형은 전국구라서 지금 어디 계신지 좀 알딸딸해요. 연락 한번 주세요 :)
zola/ 어이쿠 이거 반갑습니다. 근데.. 절 아시나요?
elec2006-01-31 14:38
radiohead/ 주머니에 넣고 다니려고요. 그만한 펜을 구하는 것이 가장 문제일 것 같네요
Radiohead2006-01-31 16:57
그렇다면 두 번째 줄을 수정할게요
그러니까 수첩은 그냥 주머니에 들어 있기는 할꺼에요;
그러니까 수첩은 그냥 주머니에 들어 있기는 할꺼에요;
oxicine2006-02-02 14:31
기억도 그냥 머릿속에 들어 있기는 할까요? 후후
저도 글 쓰다보면 원래 할말 까먹고;;
암튼 저도 수첩 휴대 함 시도해봤는데요; 수첩 갖고 다니는 걸 까먹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