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6시 쯤에 잠이 들어서,
오늘 새벽 5시 쯤에 잠이 깨었다.
알람은 새벽 6시에 맞추어 놓았는데,
무언가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리길래.
탁한 시선으로 전방을 주시하니,
엄마의 뒷 모습이 보였다.
딱, 딱, 쓰리고!
엄마는 고스톱을 치고 있었던 거다.
곤히 자고 있는 아들을 뒤로 하고 엄마는 고스톱을 치고 계셨다.
"쓰리고로 만족해. 욕심 부리면 독박 써."
사실 조언은 필요없다.
엄마는 고수 등급의 소유자니까.
딱, 딱, 포고!
승리를 거둔 엄마는 이제 자야겠다며 나가셨고,
나도 다시 눈을 감았다.
새벽 6시에 맞춰놓은 알람이 울린다.
알람을 끄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담배를 한대 피웠다.
부엌으로 가서 밥을 먹으려는데 목이 메어왔다.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답답했다.
찬물을 한잔 들이키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반으로 보기 좋게 갈라진 수박이 보였다.
물을 시원스레 목구멍 깊숙히 넘겼지만 여전히 답답하다.
밥을 먹으며 질식할 뻔 했다.
다시 방에 들어와 베란다 문을 열어보니, 비가 온다.
비 오는 날은 집에 있기에 좋은 날이다.
집 밖에 있기에는 비가 멎은 날이 좋다.
비가 안오는 날이 아니라, 비가 멎은 날.
그래도 오늘은 괜찮은 기분이다.
우산을 쓰고 집 밖으로 나왔어도 괜찮다.
입 안에 박하 사탕을 이리 저리 굴리며 버스를 기다린다.
수박에 대한 미련이 남기는 했지만,
오늘은 정말 괜찮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