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계원에 사시는 할머니 댁에서 자고,
오늘은 이모 할머니 댁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모 할아버지가 얼마전에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으셔서
병문안차 들렸던 것인데,
이모 할머니가 내게 용돈을 주는게 아닌가.
나는 이제 전역도 했고, 돈도 벌고 있으니 됐다며 거절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성을 내며 기필코 내 손에 돈을 쥐어주셨다.
내가 아무리 돌려주려고 해도 받지 않을게 뻔하기에,
나는 그 돈을 바닥에 깔려 있던 담요 밑에 집어 넣었, 지만,
역시 성의를 생각해서 받아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
다시 꺼내서 살며시 뒷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가보겠다며 인사를 드리고 차에 올라탔는데,
아빠가 이모 할머니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만다.
"이 놈이 그래도 이제 다 컸다고, 아까 이모님이 주신 돈을 담요 밑에 넣더라구요.
그 걸로 그냥 고기라도 사 드셔요."
그리고 이어진 이모 할머니의 말씀.
"아니 내가 주고 싶어 그런건데, 왜 그런 짓을 하고 그래?
할머니 성의 무시하고 그럴거면 너 다음부터는 오지 말어.
에이구, 그래도 진짜 다 크기는 다 컸구만."
나는 정녕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아빠가 참 원망스러웠다.
아, 젠장.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엄마가 전화를 한통 받았다.
그리고 그 전화를 내게 넘겨주었다.
이모 할머니다.
담요를 다 털어냈는데도 돈이 안보인다는 거다.
"그,글쎄요. 어딘가 있겠죠."
내 뒷주머니에.
난감
담요2006-06-25 11:03조회 394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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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어흥2006-06-25 11:47
으하하
섹쉬톰2006-06-25 12:48
안습이란 말은 이럴때 사용하라고 생겼나 봅니다 ㅠㅠ
안습 ㅠㅠ
안습 ㅠㅠ
초코머핀군2006-06-25 12:51
크하하하하
luvrock2006-06-25 15:41
이 글에는 웃음,눈물,사랑,반전,배신 다 들어가있네요.
이랑2006-06-26 08:29
웃어버렸어요 :'(
새턴링즈2006-06-26 19:27
담요님 안그래도 닉네임이 담요라..더 웃겼어요.
담요를 다 털어내도 안보이다니. 킥킥.
웃음,눈물,사랑,반전,배신에다가 언어유희까지;
담요를 다 털어내도 안보이다니. 킥킥.
웃음,눈물,사랑,반전,배신에다가 언어유희까지;
담요2006-06-27 00:20
후일담-
사실 이모 할머니는 조카에게도 2만원을 주셨었답니다.
그리고 제가 뜨끔한 기분으로 차에서 고뇌하고 있을 때,
누나가 저에게 만원을 건내주었습니다.
"너 돈도 없을텐데, 잘했어. 이 돈은 너 써.
어차피 연우(조카)는 돈이 뭔지도 모르니까 나눠 쓰는 셈 쳐."
아니, 나 돈 있어. 내 뒷주머니에-
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결국 조카의 돈도 살며시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후일담2-
지금 그 돈은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사실 이모 할머니는 조카에게도 2만원을 주셨었답니다.
그리고 제가 뜨끔한 기분으로 차에서 고뇌하고 있을 때,
누나가 저에게 만원을 건내주었습니다.
"너 돈도 없을텐데, 잘했어. 이 돈은 너 써.
어차피 연우(조카)는 돈이 뭔지도 모르니까 나눠 쓰는 셈 쳐."
아니, 나 돈 있어. 내 뒷주머니에-
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결국 조카의 돈도 살며시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후일담2-
지금 그 돈은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