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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왁스

담요2006-08-04 19:15조회 361추천 1
버스를 탔는데 제 앞자리에 여고생 한명이 앉아 있었어요.
아름다운 갈색 머리에 웨이브 펌을 한 그녀.
그런데 문제는,
뒷머리에 왁스의 잔해가 듬뿍 남아 있었다는 사실.
어떻게 보면 별 일이 아닌데,
이상하게도 오늘 따라 매우 신경이 쓰였어요.
뭔가 알 수 없는 찝집함.
그리고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깨를 가볍게 두들긴 다음에 왁스의 존재를 고발할까나.
아니, 알게 된다 해도 그녀로써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을 거야.
검지와 엄지로 조심스레 머리를 매만져줄까나.
아니, 그랬다간 변태라고 생각할게 분명해.
내 앞에 여자 분 머리에 왁스가 묻었네, 라고 혼잣말 하듯이 일러줄까나.
아니, 그랬다간 놀린 것으로 생각해서 나를 묻을지도 몰라.
요즘 여고생은 무서우니까.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정체불명의 의무감이 끓어 올라서 내내 고민을 하게 됐어요.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까지도 계속 된 고민.

내리는 순간에, 맨 앞의 여자분 머리에는 왁스가 있다, 라고 외칠까나.

결국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이 사건(?)은 지금도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

오빠(?)로써의 알려줄 의무.
꽃다운 청춘으로써의 알 권리.

나의 침묵은 옳았던 것일까.

학생,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구려.



여러분의 선택은?
만약 여러분이 그 여고생이었다면?
또, 저의 상황이었다면?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7

닉이라는이름은없다2006-08-04 19:31
그렇게 친절할 필요가?
저에게도 간심을;
쟁이2006-08-04 21:51
흠..... 다른 자리로 가겠어요.

아니면 그 여학생 앞에서 머리를 터는 시늉을 해본다던지..

흠... 모르겠어요 ㅠ
나나2006-08-05 02:19
난 이야기 해줄텐데 소곤소곤
아가씨 머리에 왁스 뭉쳐졌어요
 
내가 남자였어도 그랬을꺼여요 호호호
담요2006-08-05 03:01
저도 왁스 묻히고 다니면 말 걸어주는 여자가 있을까요?;
lullaby2006-08-05 16:46
왠지 버스 앞자리에 앉은 사람 머리에 머리카락 한가닥만 삐죽 튀어나와있으면 뽑고 싶지 않아요-0-?

강의실에서 친구 머리 뽑았다가 변태소리 듣긴 했지만서도.;;
SENG2006-08-05 20:22
나도 잘 뭉치는데...
리드2006-08-06 11:00
냅두는게 상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