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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데 되게 관심있어'

Sartre2007-12-18 23:07조회 344추천 1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는길에

버스에서 볼 책을 사려고 서점에 들렸다.


서로 책을 고르고 만날곳을 정한뒤,

25살이 되기까지 보름도 남지 않았던 나는

쪼르륵 달려가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 13권'이란 만화책을 골라 들었다.

'앗싸! 드디어 신권 나왔다!' 하면서..


기쁘게 만화책을 계산하려던 찰나,

계산대 옆에서 빨간색 표지에 'Newton'이라고 적혀있는,

그리고 꽤나 읽기에 만만한 두께를 보여주는 잡지책을 발견하였다.


책 이름보다 더 크게 '상대성 이론' 이란 글자가 표지 중앙에 떡하니 박혀있고

순간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이 지나간다.



상대성 이론.

나에게 있어 '상대성 이론'이란

'클래식을 들으며 와인을 마시는 여자'와 같은 존재였다.


클래식은 아는 것이라곤 '바흐,베르디,비발디,모차르트' 정도의 이름만 나열할 수 있는

정도의 얄팍한 지식이 '상대성 이론'의 그것과 닮았으며,


와인은 항상 소주와 맥주만 마시는 나의 인생에 있어서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인것이 닮았고


여자는 '알아도 알아도 결코 그것을 완벽히 이해하진 못할것이다' 란것이 닮아있었다.



'도전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지'

그래서 결론은 샀다.

뭐 '잡지책이 해봐야 얼마나 하겠어'라고 덥썩 계산 해버린것이

15000원.


군대 휴가 복귀하면서 자의, 타의에 의해 왠만하면 꼭 사갔던,

'날 가져봐'란 표정으로 예외없이 無잡티의 매끈한 다리를 가진 여자를

표지모델로 삼은 맥심이란 잡지를 3권은 살 수 있는 가격이다.


그러니깐



다리가 내 키보다 더 긴듯한 10등신의 미녀 3명의 사진이 나온 잡지 대신에

검은수염을 기르고 섹시한 구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할아버지 사진이 실린 잡지를 사버린 것이다.

-아마도 아인슈타인인것 같지만-



어쨌든

'삑'하고 바코드 기계로 계산한 뒤에는

다시 물릴순 없는거다.


'우와 너 맥심 말고 이런것도 봐?'하고 물어보는 여자친구에게

'그럼~ 나 이런데 관심 많아'라고 울며 겨자먹기로 이야기 했다.


아싸리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았을껄,

괜히 '초끈이론'이니 '패러렐 유니버스'니

거기다 전혀 상관없는'게임이론'이니 '카오스 이론'까지

한번이라도 들어본 이론이란 이론은 다 나불대는 바람에

혼자서 자멸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도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잠이나 자볼까 하고 펴본 이 잡지책,

읽다보니 꽤나 재미있다!

표지의 '상대성 이론' 앞에 조그맣게 적혀있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란 말이 거짓말은 아닌가 보다.



그러니깐

역시 '본전 이론'은 책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P.S

문제: 슈퍼맨이 거울을 든 채로 광속 -빛의 속도- 으로 날아가면서 거울을 본다.

        과연 수퍼맨은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볼 수 있을까?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5

wud2007-12-19 03:30
해머 이녀석땜에 제가 웃어요ㅎㅎ
차차2007-12-19 06:35
ㅎㅎㅎ
왠지 문제 낸 것 보니깐 못 볼 꺼 같은데요?
악!!2007-12-19 21:46
정답: 광속으로 날아갈수 없다
또한 광속으로 날아간다해도 거울이 깨지게 되있다
그러므로 얼굴을 볼 수가 없다..무조건!!
Sartre2007-12-20 10:18
정답은 볼 수 있다! 입니다.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빛은 소리처럼 파동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매제가 없어도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램브2007-12-20 15:08
감동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