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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감독들

캐서린2004-04-24 02:18조회 25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을 엊그제 처음 봤어.
사무라이, 산적, 사무라이의 아내
세 명의 이야기를 네가지 회상으로 병치시켜서
어느 이야기가 진실인지 너네가 판단해봐라, 감독이 질문을 던지지.
아전인수라고, 그들은 모두 자신을 과시하거나, 처량하게 보이려하거나, 굳건해지려 애쓰지.
하지만 맨 마지막 회상은 그들 모두 비참해지더군.
아마 마지막 회상이 진실일거야, 라고 생각하려는 찰나에,
엔딩에서 비를 피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인해 마음이 돌아서더라.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텔러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지.
빅피쉬 봤으면 알겠지만, 스토리텔러는 영원의 상징이야.
오죽했으면 죽어서도 빅피쉬가 되었겠어.
아들을 위해서 이야기를 지어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팀버튼의 기괴한 비주얼속에서도 눈물 찔끔 흘리게 되더군.

아키라 아저씨의 7인의 사무라이는,
헐리웃의 스필버그 감독이 어린시절에 보고 반했다는, 그 영화야.
몰라. 난 못봐서. 그냥 7명의 사무라이들이 촌마을 지키는 얘기래.
모닥불 피어놓고 손수건 돌리기 하듯 동그랗게 모여있는 장면은
영화관련 이론에서 자주 비치긴 하더군.
라쇼몽역시, 제대로 된 흑백영화라고 어디서 얼핏 본 기억이 나고.
어쨌든 대단한 사람인가봐 그 할아버지. (죽었지만)

구로사와 하면 최근에 떠오르는 이름이 있지.
'구로사와 기요시' 그 감독 참 마음에 들더군.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호러장르의 감독인데,
가장 최근 영화 해파리(밝은미래)는 아쉽게도 드라마야.

죠랑 타다노부가 나와서 엄청 기뻤지.
그 두사람은 친구로 나오지.
타다노부는 '가라'라는 손가락 메시지를 남기고 일찍 죽긴하지만
그 카리스마가 어디 가겠어. 역시 멋지다.

해파리를 영화소재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야.
수중생물을 소재로 사용한건 꽤나 매력적인 구석이 있더군.
왜 그런진 나도 몰라. 그냥 신비스러워보이더라.
후라이드 드래곤 피쉬나 우슈 같은 영화, 멋지잖아.
해파리는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게 헤엄치고 다니고,
누군가가 만지려고 하면 독을 쏘지.
감독은 그런 모습에서 해파리를 젊은세대로 상징화했대. 잘은 몰라.

주인공은 미래때문에 고민하지.
그래도 마모루가 준 해파리는 정성을 다해 보살펴.
그리고 그 해파리는 대량으로 불어나
도쿄 하천 한복판을 누비다 바다로 빠져나가.

'미래'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우리는 그저 지금만 보고 살아가겠지.
하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단어라고는 생각지 않아.
그게 이미 정해져있다면, 밝던 어둡던 간에
무조건 밝은 것만 생각하면서 살아가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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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靑風872004-05-27 13:35
에 라쇼몽과 밝은 미래를 봣어요. 둘다 재미있었다죠. 타다노부 저도 굉장히 멋진 배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