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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의 마지막 삶

캐서린2004-07-26 01:12조회 61

펜엑 라투나루앙 감독,
아사노 타다노부, 미이케 다카시
태국 영화

매일같이 자살을 꿈꾸는 일본인 남자,
집 안에 책을 쌓아두는게 취미이며,
정리정돈 왕자에 결벽증이 있는,
나름대로 바쁘지만 본질은 할일없이 삶을 사는 남자.

그리고 태국인 여자, 정리정돈이라는게 뭔지 모르며,
책은 전혀 보지 않을듯한 머리에,
술집여자라는 직업에도 자신을 전혀 굽히지 않고,
자살보다는 일탈을 꿈꾸고자 착실하게 일본어공부에 열중 중인 여자.

어느날 일본인남자의 형이 살해당하고,
여자 역시 자신의 동생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일본인 남자는 집안일을 대신해준다는 명분으로
여자의 집에 머물면서 서로를 공유하는데,
그 이후로 자살 시도를 거둔다.

마지막 삶의 사는 도마뱀 이야기처럼
그는 떠나버린 적과 친구들을 그리워하지만,
어차피 마지막 삶이니 그런게 문제될게 없다는,

절대적인 푸념과 절망을 늘어놓던 일본인 남자는,
어느순간부터 자신을 바꾸기 시작한다.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우주에서의 마지막 삶, 이라.
서울시 XX동에서의 마지막 삶도 아니고,
한국에서의 마지막 삶도 아니며,
지구에서의 마지막 삶도 아니다.

'우주'

외로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나는 지금쯤 어디에서 마지막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설마 우주는 아니겠지.

언젠가 정말로 자살을 시도해본적이 있다.
손목을 칼로 그엇는데, 안타깝게도 부모님께 '적발'되었다.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가,
'어차피 죽진 않았을거에요. 거길 긋는게 아니거든요'
라고 말해서 되게 민망했었다. 옆에 있는 간호사가 의사를 거들었다.
'거길 긋는게 아니구요. 여기, 여기를 그어야 죽어요.'

그러고 나서 난 앞으로 절대 자살하지 않겠다 마음먹었다.

일본인남자처럼, 매일같이 자살시도를 하지만 그게 시도로만 그치는 이유는,
그런 시도 자체가 '나는 외로워' 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글쎄, 나는 그랬다. '날 외롭게 혼제 놓아둔 너네 잘못이야!'

마지막 삶이 예고되어 있다면 그건 어떨까.
내일 반드시 죽게 되어 있어서, 뭔가를 해보고 싶은데 그게 뭐지?
뭐가 됐든, 외로움을 지우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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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목로2004-07-26 11:13
그럴거 같네요. 전가장 좋아하는 모든 사람과 미친듯이 놀다 죽고 싶어요ㅋㅋ
jupiterrock2004-07-26 13:10
재밌겠다.
태국영화는 의외로 재밌다.
부산영화제에서 태국영화를 보곤하는데 모두 모두 재밌었다.
이영화 보고싶다.
oxicine2004-07-26 14:10
그렇군요; 몰랐는데 미이케 다카시상이 야쿠자로 나온다니. 어차피 타다노부상 때문에 한번쯤 보려고 했는데.
드로고2004-08-15 07:35
보려고했는데 못본 -_-;
moviehead2006-05-06 16:02
'우리가 과연 그 감정을 공유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