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글 보기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

캐서린2005-06-06 16:12조회 90



레스토랑의 사장이자 도둑인 알버트, 알버트에게 개처럼 부려지면서 농락당하는 그의 아내 조지나, 레스토랑 전속요리사 리처드, 조지나의 정부 마이클. 레스토랑 '스피카'를 중심으로 네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과 관계를 통해 '먹는다'는 행위를 이야기한다.

주로 알버트의 행동에 기인해 움직이는 세 명의 인물들은 자본주의의 허물에 대항하는 일종의 희생자들이다. 조지나는 온갖 명품에 휘둘려 희롱에 저항할 수 없고, 리처드는 '계급'이라는 관념에 얽매여 있으며 마이클은 지식이 풍부하지만 물리적 힘에서는 제로이다. 이러한 그들의 이야기는 크게 조지나와 마이클의 불륜, 알버트의 식사 장면을 통해 발전하며, 더불어 '먹는다'라는 의미가 단순히 물리적인 섭취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권력의 상하관계, 성적인 사랑 또한 포함함을 주지시킨다.

외부를 파란색, 주방을 녹색, 레스토랑 내부를 붉은색, 화장실은 흰색으로 대비시켜 공간의 의미를 부여한다. 트래킹이 잦은데, 공간을 넘어갈 때마다 편집으로 인물들의 옷 색깔마저 바꾼 점은 흥미롭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은 아마도 레스토랑 내부인데, 개인적으로 빨간색을 좋아하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NO이다.

영화에서 레스토랑은 탐욕 그 자체이다. 주변사람들에게는 아랑곳하지 않고 행패를 부리는 알버트는 공간과 부합해 커다란 힘을 싣는다. 공공장소라곤 하지만 카메라는 늘 알버트의 식탁을 꽉 채워넣으며 다른 이의 프레임 출입을 저지한다. 알버트의 음담패설과 더러운 음식매너, 조지나를 향한 독설 등은 그래서 더 떳떳해보인다.

PS. Michael Nyman의 영화음악이 잊혀지지 않는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피아노의 주제곡을 그가 작곡했다. '내생에 봄날은' 말고.
첨부파일
🖼️M0010073_[W600_].jpg(33KB)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6

철천야차2005-06-07 11:17
어떤 이유에서 NO인지? 그것도 개인적인 이유에서?
철천야차2005-06-10 06:08
(마이클 니만.. 메모리얼. 안녕 프란체스카 에피소드 6에 나오더군요.ㅋㅋㅋ)
캐서린2005-06-12 16:37
바로 아랫단락에 썼습니다.
붉은색이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삼킬듯 너무나도 탐욕스러워보이기에.
캐서린2005-06-12 16:38
영화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내용에 맞는 '최적절'의 영화음악이었습니다.
자료실에 올리고 싶었지만 용량 초과로군요.
철천야차2005-06-13 04:06
옹.. "붉은색이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삼킬듯 너무나도 탐욕스러워보"였다면 제대로 쓰인.. 아.. 그러니까 레스토랑의 붉은 색이 NO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 영화에서 표현되는 붉은색이 너무 탐욕스러워서 이 붉은색만은 좋아하기 힘들다... 이런 얘기였군요. 저는 캐서린님이 '레스토랑에서의 붉은색 사용은 NO다' 이런 맥락으로 얘기한 줄 알고. -_- 거 참;ㅋㅋ

아 음악이야 좋죠. 저도 영화 봤고, 마이클 니만 음악도 좋아합니다.
안녕, 프란체스카에도 적절히 쓰였어요. ㅋㅋㅋ
캐서린2005-06-13 07:18
다행스럽게도 벅스뮤직에 떡하니 자릴 차지하고 있네요. 국내에 앨범이 출시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관심있으신 분 들어보세요. 참고로 좀 '깁니다'. 반복되는 리듬에 세션이 하나씩 추가되는 형식이군요.

레스토랑을 경영하게 된다면 붉은색도 괜찮겠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