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사토시 감독, 2006년 작
정신병 치료 목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DC미니가 도난당한다. DC미니는 환자의 꿈 속으로 함께 들어가 그곳의 내용을 토대로 정신병을 분석해 낼 수 있는 이른바 '꿈'의 기계이다. 연구원인 미사는 현실 속에선 자신의 본성을 감추고 꿈의 세계에서는 활달한 파프리카로 생활하는 철저한 이중생활을 이루고 있다. 그녀는 DC미니를 찾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
감독의 이력, 극영화 도쿄 갓파더즈, 역시 극영화 천년여우, 극영화 퍼펙트 블루, TV시리즈인 망상대리인까지. 작품들을 볼라치면 감독의 이야기 방식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가 추구하는 세상은 환상덩어리 자체이다. 플롯의 연결은 개연성이 없으며 오로지 주인공의 정신상태나 보고 있는 환상을 통해서 사건이 연결된다. 웃긴 건 이런 비 개연적인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구조가 갖는 기본적인 틀을 한개도 깨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전달시킨다는 점이다.
파프리카는 이런 그의 영화들 중 제일 난해한 전개를 갖는다. 이야기 소재부터 벌써 '꿈'에 들어가는 DC미니를 잡은 걸 보면,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소리다. 인물들 중 매일 꾸는 꿈의 내용과 자기가 맡은 살인사건에 집착하는 형사의 행보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몽환적이면서도 현실을 떼놓지 않으려 한다. 보여줄 건 다 보여주면서 현실감을 잃지않으려는 감독의 아성을 그대로 뭉쳐놓은 캐릭터이다.
곤 사토시 감독의 작품들은 소장가치가 크다. 이야기가 매력적이라면 자신의 작화방법까지 포기한다라고까지 선언한 사토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절대 실망적이지 않으리라 신뢰를 주게 되는 발언이다. 정말 그의 이야기는 계통의 기준선을 넘나들며 다양한 스펙트럼과 함께 꾸준한 높은 작품성을 보여준다.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