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소위 '확장이전'을 하는 대형서점에서 무수한 책들을 옮기고, 새로 서가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책은 정말 많습니다.
책은 무한합니다.
그래서 도서관을 무한에 비교할 수 있는 거겠죠.
책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정신적으로 느끼는 것과 물리적으로 체감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요.
책을 읽고 있는 사람에게 책의 물리량은 제로에 가까워집니다.
그래도 책은 책이에요.
덮여있는 책은 근육의 즐거운 미세파열을 유발합니다.
무거운 책 무더기를 옮기는 우리는 모두 박식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옮기는 도중에 실수로 떨어뜨린 책에서 글자가 새어나옵니다.
이것. 누구의 것인가요?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문자들은 새로운 암호를 만듭니다.
아. 진실은 어디에 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바로 여기!
"여기! 이 찢어진 책, 종이 조각에 있다고."
저는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멀쩡히 들고 있는 책에서 글자들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무한한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어깨에 책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가슴에 책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책을 몸으로 읽었습니다.
몸으로 책을 읽을때만 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책은 그런 것도 가지고 있어요.
집어던져, 배가 고파지는.
콱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