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이었나보다. 반지의 제왕이 한참 뜰 때였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영화를 보기위해 학교를 빠져나간 상태였다. 나는 1, 2 편을 이미 놓쳤기 때문에 나중에 DVD로 몰아서 보리라고 작정한 상태였다.
그 날 서점에 가서 비르지니 데팡트의 베즈 무아를 사들고 왔다. (얼굴이 동안인 편인 나를 의심했는지 점원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19세 미만 구독불가'라고 자랑스레 써 붙여진 빨간 딱지 때문에-
사실 오래전부터 보고싶었던 소설이기도 했었고, 여러 번 인터넷을 통해 사고자 노력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 나온 주민등록증 하나만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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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따지면 슬립낫과 플라시보, 그리고 멀레볼런트 크리에이션을 번갈아 넘나든다고 하면 적당할는지?
우리 검열당국이 옳은 판단을 했다고 느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확실히 선정성이나 폭력성 면에서 청소년이 볼 만한 건 아닌 듯 싶다.
작가의 첫 소설이라는데, 아직까진 그녀만의 분노가 다듬어지지 않은 인상이었다.
작가는 오랫동안 소위 말하는 '밑바닥 인생'을 체험했다고 했다. 여기서 쌓인 것들을 글로써 풀어내려했기 때문인지, 거칠고 투박하며, 직설적이다. 그리고 묘사들은 그녀의 경험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거북스럽게 이 책을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데팡트의 생각과 태도에 어느 정도는 공감이 간다.
왜냐하면 누구에게나 그러한 분노는 잠재되어 있을 것이고(경중의 차이겠지만) 또한 누구나 그것을 드러내놓고 표출하지는 못할지라도 파괴적이고 극단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욕망은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므로.
섹스와 폭력에, 그리고 살인에 집착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자신에 대입시킬 때도 있을 것이므로-
그리고 한가지 궁금했던 점은, 해설에는 baise moi의 뜻이 rape me라고 했는데, 번역기를 써봤더니 kiss me 라고 나오는 것이었다. (확실히 아시는 분은 답변부탁드려요..(__))
속어로 성폭행으로 쓰인다고 사전에 되어 있네요...
nirvana 노래 중에도 rape me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