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인척 지랄한다는 말은 상당히 유치하군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크립 들으면 좋지만 난 멜로디에 관심 없다
영어를 잘 하는건 아니지만
나는 가사에 관심이 많다 멜로디 보다는.
멜로디는 외울정도가 되면 지겨워서 못듣고
그 멜로디 안에만 쳐박히게 되지만
좀더 복잡하고 새로운걸 접하는건
여간해서 질리지 않는 그런 재미가 있기 때문에
들을수록 즐기게 된다
내가 라디오헤드에게 기대하는건
변함없는 예쁘장한 멜로디가 아니라
외형이야 어떻든 변하지 않는 순수함 같은 것이다.
지금까지 라디오헤드는 그런 면에서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고 한번도 라디오헤드 음악에
싫증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게 라디오헤드의 위대한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크립에서 같은것만을 은근히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2,3집까지 들었던 사람들 중에도
'no surprises는 좋지만 airbag은 듣기 싫다'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노 서프라이지즈'나 '에어백' '크립' 모두
라디오헤드의 진실한 조각들이라는걸 느꼈고 그러는 동안
덕분에 음악에 대해 가지고 있던 장르에 대한 편견따위를 많이 깰 수 있었다.
하지만 예쁜 멜로디 있는 곡만 기대하고 듣겠다면
그건 라디오헤드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대충 자기가 편한대로 생각하고 좀 좋아하다가 말자는 생각만 들게 할 뿐이다.
매니아인 척 지랄이라니?
매니아에 기준이 있는가? 난 단지 라디오헤드를 오랫동안 들어왔고
라디오헤드를 나의 일부분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라디오헤드의
중독자이며, 누구 못지않게 내 인생에서 라디오헤드를 소중히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엄연한 라디오헤드의 매니아중 한사람임을 자청한다.
매니아라고 해서 크립을 좋아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아니다.
나도 그 곡을 좋아한다고 분명히 썼을텐데?.
요는, 라디오헤드에게 우울하고 멜로디 있는 음악만을 기대하면서
라디오헤드의 변화를 못마땅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멜로디 예쁜 밴드는 널렸으니 멜로디만을 가지고
라디오헤드를 평가하면서 씨부렁 거릴 바에 차라리 듣지말고 딴거나
들으라고 말하고 싶다.
라디오헤드의 본질따위에는 관심도 없는 인간들이라면..
단지 멜로디나 우울한 분위기만을 요구하겠다면.
라디오헤드가 '톰요크와 아이들'인가?
그들은 '밴드'다.
멜로디에서 벗어난것과 동시에
라디오헤드에게 일어난 핵심적인 변화중 한가지가 더 있다.
기타리스트만 3명이라는 기형적인 밴드의 포지션에서
각자의 역할이 더 구체척으로 변했고,
톰의 보컬과 조니의 기타가 대부분을 차지하던 그들의 음악에서
톰의 역할이 축소되는 한편 에드와 콜린의 역할이 다양해졌다.
밴드로서 함께 할 사람끼리의 당연한 변화이다.
톰의 보컬에 의존하기에는 그들이 추구하려는 음악적인 욕구가 강했고
그렇기 때문에 포지션이 세분화되고 음악도 변해가는 것이다.
그럼으로 인해 톰요크 한사람에 지나치게 편중되던 라디오헤드의 표현방식들이
형식적인 면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진일보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런 변화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라디오헤드가 변했다'는 식으로
라디오헤드의 본질에 대해 불평한다면
나는 그것 또한 거부한다. 그러려면 라디오헤드의 팬이 아니라
톰요크의 팬이라고 해야 옳기 때문이다.
라디오헤드인들, 멜로디를 만들 능력이 부족해서,
아니면 그 멜로디를 아무도 안 좋아해줘서 그렇게 안하는 것인가?
라디오헤드가 오히려 그렇게 하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더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라디오헤드는 일부러 지양하고 있다.
크립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고 진짜 라디오헤드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좋아할 사람은 그래도 좋아하는거고
아니면 튕겨나는거다.
갑자기 meeting people is easy중에서
밤에 취한 행인이 라디오헤드에게 시비를 걸면서 한 말이 생각난다.
"hey radiohead? dickhead! creep!"
이라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