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안써지면 머리를 쥐어뜯는다.
아프기만 하지,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예전엔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거나,
연필 뒤를 코끝에 닿게하면,
어떤생각없이도 마구 글을 써내려 갔었는데.
지금은 무엇 때문인지 흰종이를 바라보면,
한 번쯤은 글쓰기가 망설여지고,
괜히 연필 끝이 뭉툭하다고 생각해서
그게 뾰족하지 않으면 글을 쓸수 없다고,
그래서 연필깎이만 연신 찾아대고 있는다.
과제에 열중하는 선배에게 숙제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을 때,
"인생이 뭐 다 그런지"
하면서 씁쓸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처량했다.
'인생'을 논할 나이는 닿지 않았다고 느끼지만,
언젠가는 한 번 쯤 하게 될 말이기에 그의 말을 뭉뚱그려 여러번 곱씹어본다.
"인생이 그렇지 뭐.
인생이 원래 그런거야.
인생 뭐 있겠어.
ㅡ또라이."
난 공책에다가 애꿎게 이렇게 적어놓고 책상 앞에서 픽 돌아섰다.
나도 늙는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눈물겹다.
처음부터 젊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많은 양을 넣은 독약처럼,
쓴맛을 알기전에 죽음부터 맞이한 나는,
종이의 희고 검음을 구분할 수 없는 눈을 가지게 되자
하염없이 낭떠러지로 굴러굴러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난 또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