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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 beer

담요2006-03-29 17:44조회 386추천 10
맥주가 마시고 싶었다.

오늘-정확히는 어제- 난 국민은행에 새로히 통장을 만들었다.
이제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는 거다.
라는 생각은 아니었고, 마음껏 질러보자 하는 생각으로.
여하튼 돈을 모을 생각으로, 새로운 기분으로,
통장을 만들었다.
가진 돈 모두를 입급했다.

맥주가 마시고 싶었다.

물론 주머니에는 동전만 요란하다.
그런데 문제는, 체크 카드도 만들었다는 거다.
그래서 대충 옷을 걸쳐 입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봄비가 내렸었나 보다, 땅이 젖어있는 것으로 보아.
꽤나 차가운 공기가 폐를 산뜻하게 적셔주었다.

맥주가 마시고 싶었다.

샌드위치 하나와 하이트 맥주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던힐도 사버렸다는 거다.
역시 어쩔 수 없는 문제다.
한 때, 아침형 인간이 각광받던 때가 있었다, 분명히.
때문에 나같은 올빼미족은 역시 문제가 있구나,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아침형 인간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란다.
사람마다 체질에 따라 다르니, 오히려 안좋을 수도 있단다.
한 때, 금연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었다, 분명히. (물론 지금도 어느정도는)
때문에 나같은 작심삼일족은 역시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어딜 가도 금연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금연 구역이었다.
TV의 시사 프로그램도, 다큐 프로그램도, 오락 프로그램도, 드라마도, 뉴스도,
온통 흡연의 폐해와 금연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분명히.
심지어는 케이블 방송의 홈쇼핑 채널도 온통 금연 보조제 따위의 약들만 팔고 있었다.
언젠가는 매스컴에서 금연이 무조건 좋은건 아니라고,
사람마다 체질에 따라 다르니, 오히려 안좋을 수도 있다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독에는 독이기 때문에 흡연이 도움이 되는 인간도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는 날이 와주길 바라고 있다.
그 때는 내가 그런 인간에 해당 되었으면 좋겠다, 고 생각한다.

담배가 피고 싶었다.

산뜻하게 젖어있는 폐로 연기를 빨아들인다.
난 지금 이런 낭만이라고 하기도 뭣한 낭만을 즐길 자격이 있다.
고 믿고 싶다.

맥주를 한모금 들이킨다.

예전에는 술에 취해 의식의 끈을 놓는 것을 좋아했었다.
전혀 다른 내가, 한마디로 개가 된다는 것을 가끔은 즐겼다.
일종의 일탈이랄까.
하지만 요새는 전혀 즐겁지 않다.
술이 약해진 탓도 있지만, 어느샌가 자제하게 되었다.
흐트러진 모습 따위는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누구의 위로도 필요치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슴없이 너나 잘하시지, 라고 말 할 수 있는, 잘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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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muse2006-03-30 12:58
비오는 날에 말보로 멘솔을 피우는 맛은 최고여요.
체온이 한 6도는 떨어지는것 같은 기분
이랑2006-03-31 09:44
위로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 없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