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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가운 피를 용서해-

담요2006-04-17 04:18조회 368추천 9
군대를 갔다. 왔다.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렇지만 정작 나 자신은 얻은 것도, 나아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한순간에 '국군장병 여러분'이 되어 국가에 2년이란 시간을 압류당한다는 사실.
다시 생각해봐도 그건,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굳이 위안을 삼자면,
'덕분에' 글씨를 꽤나 어여쁘게 쓰는게 가능해졌다.
원래 나는 악필 중에 악필이었고, 남자니까 당연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군대에서 일기와 편지 쓰는 일을 낙으로 삼고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글씨 상태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조금 더 위안을 삼자면,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내는게 가능해졌다.

딱!

이런 거.

조금 더 위안을 삼자면,
박쥐처럼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
쉽게 말해, 사귈 수 있는 인간의 폭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폭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
금새 질려버리고, 겉돌기 시작했다.

박쥐가 아니라, 까마귀였을까.
둘 다 검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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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muse2006-04-17 15:24
결국 군대가서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말.
헛소리가 아니더군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