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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담요2006-06-29 14:30조회 386추천 7
나에게는 알람이 3개 있다.
우선 8시 10분에 핸드폰 알람과 라디오 알람이 거의 같은 시각에 울린다.
그럼 나는 몸을 일으켜 책상 위의 핸드폰 알람을 먼저 끄고,
곧바로 모니터 위의 라디오 알람을 끈다.
물론 아직 잠은 덜 깬 상태이다.
그리고는 침대에 반대 방향으로 다시 눕는다.
머리가 있던 자리에, 발을.
발이 있던 자리에, 머리를.
그 상태에서 손을 머리 위로 뻗어 잠시 허공을 더듬다가,
이내 서랍의 손잡이를 찾아 당긴다.
그리고 다시 허공을 더듬다가,
이번에는 담배를 찾아 빼낸다.
한개비를 뽑아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고.
역시 아직도 잠은 덜 깬 상태이다.
그렇게 담배를 입에 물고,
들이마시고, 내뱉고, 눈을 떠서 천장을 보고, 눈을 감고,
들이마시고, 내뱉고, 눈을 떠서 천장을 보고, 눈을 감고,
그러고 있노라면,
마지막 알람인 자명종 시계가 요란한 소리를 낸다.
그러면 나는 다시 일어나서 시계의 머리 부분을 톡 때려서 알람을 끄고,
담배 불도 재떨이에 비벼서 끄고,
속삭인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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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Tabitha2006-06-30 10:02
오호, 멋진 시작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