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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황금광시대

Rayna2007-11-03 02:20조회 448추천 3

  • 모처럼 오래도록 잠을 잘 수 있어 행복했다. 그래도 이 엄마곰 다크서클은 방도가 없다. 평생 가진 않겠지 하며 달래본다. 한 달 전부터 기침이 심해져 이약 저약 구분않고 꿀떡꿀떡 삼키는데, 듣질 않는다. 항생제도 약발이 다했다. 의사가 폐기능 이상이 의심된다며 월요일에 정밀검진을 예약해주었다. 별 일 없겠지.


  • 다이어리를 잃어버렸다(또). 근래 그렇게 열심히 쓴 적이 없던 녀석인데. 손에 쥐고 다니는 물건은 언제고 꼭 잊어먹고 마는 버릇. 못 고쳤다. 막장으로 내달리는 2007년이거늘, 하며 미련 두지 않기로. 새 다이어리를 구할 시즌이 왔다.


  • 기타를 새로 구할 것인가, 그 돈으로 시사IN 1년 정기구독을 할 것인가.


  • "언젠들 사람이 돈맛을 몰랐으랴 마는 새삼스레 느낀 듯이 요새 와서는 사람마다 돈! 돈! 젊은 놈이나 늙은이는 그만두고라도 어린애들까지 돈! 돈!" - 최영수, "'도'자에 'ㄴ'한 것", 1936

    "결국 한탕주의라는 것은 물욕에 눈이 멀어 제 가산을 탕진하고 자신마저 파멸에 이르게 하는 개인의 탐욕이 있기 이전에,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경제 불안이 끝없이 가중되는 가운데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에 다름이 아닌 것이다." - 학부 1학년때 쓴 메모 중 일부

    황금에 미쳐 너나하는 '지식인'들마저 금전판을 오르내리던 1936년의 현실과, "보물선 발견"이라는 느닷없는 헤드라인이 온 동네방네를 뒤덮던 2000년의 겨울, '스펙'을 높여야 한다고 아둥바둥 대면서 스스로를 상위 5%에 구겨넣을 수 있으리라 희망고문을 주저 않는 2007년 오늘의 모습은 서로 놀랄만큼 닮아있다. "국사 안 배워도 되니까 행복해요" 따위의 발언을 서슴치 않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역사인식의 부재. "모로 가든 나 좋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현 실태에 대한 몰가치적 태도. 그런 가운데서도 지금처럼 각박한 오늘을 어떻게든 살아내야 한다며 무한정 전투적인 삶의 양식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그렇다. 현실을 당위로써 혼동하지 말자는 선언은 삶을 위해 영혼을 팔았다며 아랫세대들에게 자조를 일삼는 포스트 IMF세대의 무기력함을 내보이지 않겠다는, 스스로에게 건 최후의 마지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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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tubebell2007-11-03 03:08
시사In이 초심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
그것 또한 굉장히 궁금함.
(그래도 보수 언론지보단 백배 낫겠지 하는 기대감도...)
Gogh2007-11-03 10:30
휴가 이제야 나온거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