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그마르 베르히만, 1957.
십자군 전쟁을 치르고 귀향하던 안토니우스 블로크는 '죽음'을 만난다. '죽음'은 블로크를 거두려 하지만 신이란 존재에 대한 집념에 휩싸여 있는 블로크는 죽음의 유보를 위한 내기를 제안한다. 이윽고 둘은 목숨을 내건 체스를 둔다.
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영화. 거듭된 질문과 질문은 높이 쌓이다가 내려앉는 파도처럼 산산히 부서진다. 영화에서 신은 존재하지 않거나 그와 다름없는 침묵중이다. 블로크는 떠돌면서 의심한다. 페스트의 시대다. 멸망의 조짐이 그의 의심을 부추긴다.
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 앞서 중요한 것은 영화 전면에서 풍기는 현실의 불안이다. 페스트와 죽음, 가난과 사랑. 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펼쳐져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관객은 곧 신에게서 이상적인 현실을 갈망할 것인가. 현실을 탓하며 신을 갈망할 것인가,의 문제에 빠진다. 과연 둘 중 하나가 옳은 것이긴한가.
종교나 무언가를 제쳐두고 오직 신이라는 원론적인 부분의 해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