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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포스티노 il Postino

캐서린2005-05-23 16:37조회 35



유명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조국 칠레에서 공산주의로 추방당해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 망명한다. 그 소식을 들은 어부의 아들 마리오 루폴로는 임시 우체부로 취직해 파블로에게 편지를 가져다 주면서 파블로에게 시를 배운다. 파블로에게서 메타포, 즉 은유를 깨달은 마리오는 처녀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을 시로 노래하려 노력한다. 마리오와 파블로는 점점 시를 통해 교감하기 시작한다.

보는내내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섬마을의 정적인 경관과 함께 마리오의 어눌하지만 깨끗한 심성이 대지에 눈이 녹아스며들듯 내 마음에 푸근하게 다가왔다. 마리오가 파블로에게서 느낀 우정은 사랑보다 뜨거운 것이었다. 영화 후반엔 단순히 파블로의 시적 정서 뿐만 아니라 사상까지도 전파되어 안타까운 결말을 맞는다. 영혼이라도 나눠가질듯 진한 교감을 오갈 수 있는 사람은 비단 사랑만이 아닌 것 같다. 아직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우정이란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영화로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우체부가 된 것처럼 가슴 깊은 곳이 뜨거웠다.

은유를 사용한 시처럼 우리라는 존재는 그저 눈에 보이는 사물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대로 표현한 사물 이상의 것이 된다. 우정이나 사랑, 자연이 다 그런게 아니겠는가. 누가 그것을 단지 눈에 보이는대로만 생각할까. 각자 나름대로 느끼고 마음 안에서 이런저런 수식을 붙여보게 되는 것이거늘. 갑자기 가슴 한쪽이 뭉클해진다.

And it was at that age...Poetry arrived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 시가
in search of me. I don't know, I don't know where
나를 찾아왔다. 모르겠다,
it came from, from winter or a river.
겨울에서인지 강에서 부터 왔는지
I don't know how or when,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no, they were not voices, they were not
아니, 그것은 목소리가 아니었고,
words, nor silence,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but from a street I was summoned,
그러나 그건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불렀다.
from the branches of night,
밤의 가지에서부터,
abruptly from the others,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among violent fires
격렬한 불 속에서 나를 불렀다.
or returning alone,
혹은 혼자 돌아오는길에
there I was without a face
얼굴없이 있는 나를
and it touched me.
그건 그렇게 건드렸다.
첨부파일
🖼️ilpostino.jpg(119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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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개미2005-05-24 01:27
마음 아파서 다시 못보겠어요 이 영화.
그 음악, 그 미소, 그 여운, 그 바다..
마리오 역의 배우가 이 영화 찍고 죽었다는 사실에
또 한번 흑흑
[lefty]설묘2005-05-28 00:51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파블로 네루다가 막연히 그물(고기 잡는)에 대해서
마리오에게 물어봅니다.
그리고 마리오는 대답하죠. "서글퍼요"
일 포스티노...... 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시인이 쓴 시가
있었는데 ... 기억이 안나네요..
개미2005-05-29 03:04
설묘님.. 그 시 황지우 시인이 쓰셨죠.
같은 영화를 보고도 그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니 하고 놀랐음.ㅋㅋ

서글픈 그물소리..ㅠㅠ